독(讀)장미의 <소셜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디지털북페스티벌2011에서 본 스마트 퍼블리싱 경향

소셜 퍼블리싱
지난 주에 국립 중앙도서관에서 열렸던 디지털북 페스티벌에 다녀 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전자책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스타일의 퍼블리싱 도구들이 전시된 자리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변화한 퍼블리싱 도구들에 눈이 많이 휘둥그레 졌습니다. 

디지털 북 페스티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앱북이나 전자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머에게 적지 않은 돈이 들었는데, 사실 이 금액이 작은 출판사나 1인 출판사의 입장에서 보면 종이책을 내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금액이었고, 때로는 그보다도 더 비싼 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북을 만들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소개된 퍼블리싱 프로그램들을 보니, 작은 출판사들도 충분히 이북을 만드고 출판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국립 중앙도서관

저의 체감 느낌은... 예전에 출판사에서 종이 대지로 작업을 하다가 어느 한 순간 매킨토시와 쿽을 사용한 전자 편집으로 바뀐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1~2년 안에 퍼블리싱 도구가 인터렉티브한 전자 편집 도구로 모두 변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자책 체험 전시는 크게 디지털 퍼블리싱(출판 전자책)과 매거진 퍼블리싱 도구들이 있는 부스, 그리고 앱북 퍼블리싱 도구들을 전시하는 곳으로 나뉘어졌는데요. 


디지털 퍼블리싱 코너에는 주로 전자책 출판 대행과 더불어 자체 전자책 플랫폼에 대한 홍보가 많았어요. 현재 전자책 서비스 업체들의 고민은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요. 

제 눈을 끈 것은 매거진 퍼블리싱 부스였습니다. 제가 잡지를 해서 그런지, 새로운 퍼블리싱 도구들을 보면서 간단해진 멀티 레이아웃에 많이 놀랐어요. 마침 제가 갔던 시간에 어도비사의 발표회가 있어 좀더 이해를 하기 위해 발표회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제 시스템과 분석 시스템이 들어간 새로운 퍼블리싱 솔루션은 잘 이용할 경우 여러 출판사나 1인 미디어를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출판 또한 수익을 내야 되는 구조인데, 많은 전자 출판물에서 고민인 것이 정확한 효과 측정과 분석이었잖아요. 어도비의 이 시스템이 그런 고민을 얼마큼 해결해줄 지는 더 살펴봐야 겠지만, 분석 툴이 들어감으로 인해 단순한 퍼블리싱 도구에서 더 나아가 마케팅 도구로서도 분명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의 대형 출판사 뿐만 아니라 작은 출판사나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분들일수록 온라인의 흐름과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며 정확한 마케팅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좋은 책을 만들면 사람들은 저절로 알아줄 것이라는 출판 선배들의 이야기가 아련히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제가 잡지를 그만 둔 이유 중 하나가... 내 모습이 글쟁이가 아닌 마케터가 되어있어서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재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되어 있는 것처럼... 많은 분들이 이 길을 잘 알고 현명하게 활용하시길 바래 봅니다. 이미 출판은 단순히 책시장이 아닌, 종합 콘텐츠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으니 말이죠. 

어도비사는 이북이나 앱북 툴이라기 보다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툴을 개발함으로써 시장을 넓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래의 동영상은 어도비사의 디지털 퍼블리싱 솔루션에 대한 설명 영상입니다. 국내 대행사에서 만들었는데, 시연 영상과 자체 기능들을 잘 설명해 놓은 것 같아 옮겨봅니다. 


인디자인과 더불어 매거진 레이아웃 툴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쿽엑스프레스 9 의 시영 영상도 올려봅니다. 앱스튜디오를 통해 만들어가는 영상을 보다보면 앱 매거진의 퍼블리싱이 얼마나 쉬워졌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스마트 퍼블리싱,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워낙 급변하는 환경이다보니 어디부터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궁금한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러 퍼블리싱 도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건 가장 빠르고 화려한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콘텐츠에 맞는 툴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문학 전문 출판사라면 화려한 멀티미디어 전자책 보다는 단순한 기능과 가독성이 가장 좋은 형태의 전자책 도구를 찾는 것이 더 낫겠지요.그리고, 무조건 화려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아셔야 할 것 같아요.

매거진 퍼블리싱 툴은, 매거진이라는 특성 즉, 한 달에 한 번씩 나오는, 비주얼한 모습의 종이잡지가 방송과 연합한 멀티 콘텐츠로 변화하는 것이기에 화려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잡지의 특성은 1페이지부터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은 곳부터 보는 것이고, 또한 독자도 내용의 흐름을 기억해 가며 읽는 것이라기 보다는, 재미있는 사건과 상황에 맞는 스팟형 콘텐츠를 원하기 때문에 화려함 (동영상과 다양한 사진, 및 움직임) 이 필요하지만, 일반 단행본 책은 어떨까요?

화려하기만 하면 내용의 흐름이 끊기면서 오히려 책에 대한 관심마저도 떨어지지 않을까요? 집중할 수 있는 텍스트와 텍스트의 흐름을 적절히 강화시키는 한두 가지의 이미지 정도면 충분할지도 모르겠네요. 책의 종류에 따라서는 그마저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신 최대한 가독성을 높이는, 그리고 종이책의 경험을 대리체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자책 출판을 고민해야 겠지요. 

이번 디지털북페스티벌을 맞아 국립 중앙도서관 우진영 관장의 인터뷰가 실렸는데, 그가 생각하는 도서관에 대한 정의가 미래의 책에 대한 개념에 가장 가까울 듯 해 적어 봅니다.

" 우 관장은 전자책이 지금 당장 종이책을 압도할 큰 시장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가 보는 전자책은 하나의 흐름이다. 서서히 성장하며 종이책과 융합될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다. 그가  도서관의 중요 사업 방향 중 하나로 '디지털'을 꼽는 이유다. 도서관이 이 흐름을 받아들이고 출판 생태계 관계자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자고 권유한다.

 

때문에 그는 도서관을 '살아있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디지털도서관을 직접 방문하는 1일 이용객은 1천여명. 국립중앙도서관 방문객이 2천500여명 정도이니,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디지털도서관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중 다수는 콘텐츠를 읽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한다. 그런데 도서관은 이들에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보라"고 부추긴다.

 

도서관을 둘러보면 빽빽하게 들어찬 PC 사이로 빈 공간과 칸칸이 나뉘어진 방들이 눈에 띈다. 기존 도서관에선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방마다 용도도 다르다. 독서토론이나 모임을 위한 세미나실, 이용객들이 직접 영상을 만들 수 있는 UCC 제작실, 커다란 카메라와 조명·음향장비를 갖춘 영상제작실, 콘텐츠 편집 장비 등은 기존 도서관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뿐 아니다. 매월마다 전문가를 초청해 IT와 디지털에 관련된 세미나, 포럼을 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우 관장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고 정보만 검색하는 장소가 아니라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도서관을 콘텐츠 소비 공간이 아닌 직접 생산하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도서의 개념을 확장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창출하는 것, 도서관2.0으로 명명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