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讀)장미의 <소셜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루꼴라"에서 만난 환상 동화

소셜힐링
홍대 근처에서 1년 남짓 근무하다보니, 작고 아기자기한 카페를 구경하는 느낌 또한 남다릅니다. 정말 올망졸망한 가게들이 하나 같이 나름의 사연과 스타일을 갖고 있지요. 한두 평 남짓한 작은 카페와 엄청나게 넓고 크고 화려한 카페까지 모두 품어내고 있는 곳이 홍대 앞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홍대 카페의 리뷰를 올리셨을 거고, 커피와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날 듯 하니,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해요. 사실 커피의 맛을 논하거나 인테리어를 평가하기에는 제가 그 수준이 못 되고, 책쟁이에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으니 조금 다른 부분에 눈을 돌려 보았어요. 

홍대 앞의 카페를 구경하면서 제가 색다르지만 정말 좋다고 느낀 것은, 대부분의 카페에 많던 적던 책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었답니다.  북카페도 적지 않게 있지만, 굳이 북카페라 이름 짓지 않아도 벽 한 공간을 책이 채운 곳도 많고요. 그렇지 않더라도 한 코너에는 꼭 책이 꽂혀 있더라고요. 

홍대와 합정동에 자리잡은 출판사만 2천여 개 라는데, 그래설까요? 카페와 책을 함께 놓은 곳이 많았어요. 북카페야 책을 모으는 곳이지만, 그렇지 않은 작은 카페는 아무래도 주인의 독서 성향이 고스란히 보이는 공간이랄까요? 간간히 카페와 책이 함께하는 풍경을 소개해볼까 해요.


 그 첫번 째 장소는 합정역 뒤쪽에 있는 카페 <루꼴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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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사무실 근처에 있는 <루꼴라>는 처음 생겼을 때부터 단골이 된 곳이죠. 그 전에는 커피를 마시러 길을 건너 홍대 쪽으로 가야 했지만, <루꼴라> 덕에 제 귀차니즘과 게으르니즘이 다시금 뭉글뭉글 솟아올랐어요. 커피도 맛있고, 매일 직접 구운 가또 쇼콜라도 맛있는데 굳이 길 건너갈 이유가 없죠. 제 포스팅은 카페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알려주는 포스팅이 아니니, 더 자세한 부분은 다른 분들께 맡기고요.^^ 과연 루꼴라에는 어떤 책들이 있을까요?



디자인이나 여행, 그리고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인문서들이 딱 루꼴라의 사장님 분위와 겹쳐졌어요. 왠지 그 사람이 모아놓은 책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느낌을 알 수 있잖아요. 조용하면서도 나긋나긋하신 루꼴라 사장님이 좋아할만한 책들이구나 싶었죠. 그 중 제가 읽고 싶어 고른 2권의 책은 이거예요. 
환상동화 심야식당

 오스카와일드의 <환상 동화>는 탐미적인 표현과 독특한 시각으로 아이들용 동화가 아닌, 성인을 위한 동화이고,   아베 야로의 <심야식당>은 만화를 좋아하는 분이나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들 아시죠? 

"제가 오직 바라는 건 당신이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는 것뿐. 사랑은 지혜로운 철학보다 더 지혜롭고 막강한 철학보다 더 막강하니까요." -<나이팅게일> 중.

사장님의 읽은 흔적을 발견.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을 '유미주의의 사도'사고 지칭하며 다녔다고 해요. 지금 소리내어 읽으면 약간 오글거리는 문장들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1백여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오글거릴 정도로 상상이 되게 글을 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작가랄 수 밖에 없네요. 

심야식당

골목 안의 작은 식당인  <심야식당>과 왠지 거창하게 드러내는 대신 대로 뒤편의 골목길에 아늑하게 자리한  <루꼴라>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겹쳐요. 사장님이 <심야식당>이라는 만화를 가게에 꽂아놓은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 보게 돼요. 
 
합정역 크라운베이커리 빵집 뒤편의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놀이터 맞은 편에  카페 <루꼴라>가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책을 골라봤는데, 여러분은 커피와 함께 어떤 책을 고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