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讀)장미의 <소셜콘텐츠와 스토리텔링>

이북시대, 종이책은 사라질 것인가?

소셜 퍼블리싱
아직까지 콘텐츠 확보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 같습니다. 얼마전 <해리포터>시리즈의 작가 조엔롤링 마저도 <해리포터>시리즈의 이북 출판을 고려하겠다는 기사가 나왔고, 이미 아마존에서는 이북 판매가 종이책 판매를 넘어넜다는 분석 발표도 있었지요. 

이북시대, 책은 사라질 것인가? - 아니다.

타블렛pc에서 이북 구현이 쉽게 이루어지면서, 작은 핸드폰 화면에 답답해 하던 사람들도 이북을 좀더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북 시대에는 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에게 지식을 전달해주는 '책'이라는 도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 제 생각입니다. '책'은 인류가 발명한 지식 전달 도구 중 최고의 도구이지만, 시대에 따라 담는 방법은 조금씩 달랐어요. 

아시다시피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의 고대에는 양피지(양의 피부를 얇게 펴서 만든 종이)나 죽간 (대나무를 잘게 쪼개 이어 만든 것)에 글을 써서 보관했지요. 고대 사람들은 이것을 책이라고 불렀는데요. 이후 종이가 발명되면서 현재 우리가 보는 종이책의 형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에요.

책을 담는 도구의 변화는 지식의 전파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요. 한 권 한 권 베껴써야 하는 시대에서는 '책' 한 권을 갖기가 무척 힘들었기 때문에 보물 취급을 받았지요. 그리고 어지간한 금액이 아니면 구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책이 많은 서재는 귀족들의 자랑이기도 했어요.

그러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책은 조금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했지요. 부르주아 계급이 귀족에 대항해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대중화 된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귀족을 몰아낼 진취적인 지식인 계층으로 올라갔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지요. 

이북의 탄생은 여기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전까지 책은 '남들과 다른',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만이 저자가 될 수 있었다면, 이제 이북 시대가 되면 '누구나' 책을 쓰고 전파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지식의 공유에서 나아가 지식의 생산 또한 대중화 된 시대가 이북 시대가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이런 변화는 더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결국 '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책을 담는 도구가 바뀌는 것이고, 책의 생산 주체가 변화하게 될 것이죠. 

이북이 일반화 되면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이 출판사와 출판 유통회사인 것 같아요. 교보문고는 디지털존을 만들어 사람들이 서점에서 종이책 뿐만 아니라 이북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온라인 서점들은 이미 전자책 코너를 만들어 양질의 콘텐츠 수를 늘리기에 들어갔지요. 출판사에서는 아직 종이책 시장에 대한 미련이 있지만, 여기서 더 뒤처지다간 이북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 의식도 갖고 있고요. 


아래 소개하는 동영상은 작년 10월에 이루어진 좌담회 인데요. 아직 아이패드가 공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출판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풀어놓은 거예요. 그때부터 6개월이 지났지만, 이북에 관심을 갖는 분이라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